우리는 환경오염을 피부로 느끼는 세대가 됐습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친환경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의 친환경 행동은 단순한 개인의 실천을 넘어 환경을 보호하는 큰 도약의 발판이 됐습니다.

환경문제를 인식한 소비자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와 KB국민카드가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환경문제는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및 지구온난화'로 나타났고 '생태계 파괴'와 '수질 오염'이 그 뒤를 있었습니다.

이러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하는 친환경 행동을 묻자 절반이 넘는 인원이 '일회용 봉지 대신 장바구니 이용하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콘센트 뽑기와 소등하기 등 절전을 위한 노력'이다음으로 높았으며, '양치, 면도, 세안 시 절수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세대별로는 '일회용 봉지 대신 장바구니 이용하기'의 경우 X세대(1970~1980년생)와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에서 실천율이 높은 반면 밀레니엄 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2001년생)에서는 실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특히 Z세대는 실천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40%에 불과해 전세대에서 가장 낮은 실천율을 보였는데 Z세대가 본격적으로 소비 활동을 시작하기 전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일상에서 가장 실천하지 못하거나 실천하기 어려운 친환경 행동은 '배달음식 주문 시 일회용품 안 받기'로 나타났습니다. '배달음식 주문 시 일회용품 안 받기'는 앞서 언급한 친환경 행동 실천율 중에서도 낮은 편이었는데, 이것은 소비자가 실천 의지는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친환경 행동을 실천하느데 가장 큰 어려움은 친환경 행동이 습관화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친환경 행동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분야를 묻자 모든 세대가 압도적으로 소비분야를 1순위로 꼽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업사이클링'과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로 웨이스트 제품인 나무 칫솔과 고체 치약 — 제로 웨이스트 치약과 칫솔

업사이클링과 제로웨이스트

업사이클링은 버려지거나 쓸모 없어진 물건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업그레이트(upgrade)해 리사이클링 하는 것을 말합니다.

폐 트럭 방수포로 가방을 만들어 연간 7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스위스의 국민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도 업사이클링 사례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이미 많은 나라에서 각광받는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제로 웨이스트 제품인 세제를 대체하는 나무 열매가 주머니에 담긴 모습 — 제로 웨이스트 제품인 세제

서울시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인식을 넓히고 업사이클링 기반 산업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17년 9월 서울 새활용 플라자를 개관했습니다. 유행에 민감한 패션업계도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코오롱 FnD는 지난 2012년 브랜드 '래;코드'를 론칭해 2016년부터 개인 맞춤 업사이클링 서비스 리 컬렉션을 진행하며 기존 옷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변신시키고 있습니다. LF'닥스'는 재고 제품을 직접 자르고 붙여 만든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라인을 선보였다. 제로 웨이스트는 일상에서 쓰레기 배출량을 최소화하자는 캠페인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가 있습니다. 배달 앱을 이용할 때 일회용 수저를 받지 않는 것도 제로 웨이스트의 일화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2019년 4월 업계 최소로 주문 시 일회용 수저 포크를 제외하는 선택사항을 도입했고 2021년 6월에는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를 기본값으로 적용했습니다. 지난 3월 배달의민족이 2021년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배민 트렌드 2022'에 따르면 일회용품을 받지 않는 비율이 2020년 6월 15%에서 2021년 6월에는 73%로 늘었습니다. 이는 소나무 655만 그루를 심은 것과 비슷한 효과라는 설명입니다.

이 외에도 카페에서 다회용 컵 사용, 페이퍼 타월 대신 손수건 사용,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사용 등 모두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활동입니다. 점점 심해지는 환경문제를 간과하지 않고 이를 인식한 소비자들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닌,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환경보호에 나서고 있습니다.